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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이러쿵저러쿵

호주에서 이상한 남자애한테 성추행 당한 이야기 (feat. 코로나)

이 이야기는 코로나가 중국 우한에서 발발하던 시기..
내가 호주에서 멜번남이랑 썸타던 시절 이야기이다.
(참고로 멜번남 얘긴 아님 ㅋㅋ 이야기에서 까메오로 등장하기는 함^^ )

아주 자다가도 가끔씩 생각나서 그쉑 얼굴에 주먹질해주고싶은 그런 얘기 ㅡㅡ

참고로 내가 호주에서 한국으로 돌아올때 중국 샤먼에서 환승했는데 진짜 찐으로 이때 우한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발했지만 중국에서 인정 안하던때임 ㅋㅋㅋㅋㅋㅋ

아직 우한 폐쇄도 안하던 시절 ㅇㅇㅇ

한창 중국에서 이상한 바이러스가 돌아다닌다 라는 얘기가 돌아가지고 돌아오는길에 엄마가 전화해서 “중국에서 환승한다고? 거기 이상한 바이러스 생겼다는데 무조건 마스크 끼고 있어” 이래서 승무원님한테 마스크 달라고 함


중국 스튜어디스분께 마스크좀 있으면 주실수 있냐고 여쭤보니 “为什么?” (왜죠?) 라고 물어봐서 니네 나라에 새 바이러스가 생겨서요 라고 할수 없어서 걍 아 저 ㅋㅋㅋ감기걸렸는데 다른사람한테 옮기기 싫어서용~ 했더니 어디가서 종잇장같이 얇은 마스크 구해다줌

거기 사람들 엄청 많았는데 아무도 마스크 안낌 ㅋㅋㅋ나만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암튼 중간에 호텔에서 투숙하고 환승했는데 거기 시스템이 엉망진창이고 다들 우왕좌왕하고 거기 직원들이 영어도 한국어도 못해서 내가 나서서 한국인분들한테 하나하나 설명해주고 한명한명 다 통역해줌 ㅋㅋㅋㅋㅋ

그날 아줌마들한테 인기만점이였음 간식도 받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또 이야기가 다른데로 샛네
이쯤 되니 제 블로그 스타일에 익숙해지시죠?


암튼 그날은 호주를 떠나기 일주일 반이 남은 시기였음
감기에 호되게 걸려가지고 호스텔에서 끙끙 앓고있었음

집에 갈 날이 얼마 안남았는데 아파서 가보지 못한곳을 가지 못하고 하루를 날린다는 생각에 너무 속상해서 울적해하던 날이였음


그러다 거기서 친해진 남사친한테 연락이 오는거임

얘랑 친해진 계기는 그날로 부터 몇주 전에 미술관에서 만난거였음

국립미술관? 박물관? 이런데가 있는데 거기 페미니즘 관련 전시회도 있고 워낙 큰곳이라 거기에 한 두번은 들렀음

그러다가 내가 길을 잃어서 어디 방향으로 가면 되냐고 좀 귀엽게생긴 경비원 남자애한테 물어봤는데 길을 알려주면서 여느 호주 사람들처럼 스몰톡을 하게 됐음


-여기 미술관 처음 와봤어?

ㅇㅇ 근데 오늘 다 못볼거같아서 다음주에 또 오려구

- 여긴 여러번 오는게 좋아~ 너 여기사람 아니지? 영어 액센트가 딱봐도 aussie(호주사람) 은 아니네 혹시 캘리출신이야? 나도 미국에서 왔는데

ㄴㄴ 한국인임

- 아 한국인이라고? 근데 한국인 액센트가 아닌데

친구중에 캘리출신이 많아서 그럼

- 나는 미국에서 여기로 일하러 왔는데 여기 살게된지 얼마 안됐어~ 너 다음주에 또 온다 했지? 다음주에 쉬프트 비는데 그날 같이올래? 내가 작품 설명 해줄게 같이 점심이라도 먹자~ 인스타 있어? 공유하자

ㅇㅋㅇㅋ

대충 이런 스몰톡 하다가 친해짐

엄청 친절했고 그 내가 좋아하는 페미니즘 구역설명도 해주고 길 안내도 잘해줌

그 이후로 문자할때도 되게 위트있고 스윗하게 친절했음
그래서 걍 편한 친구 한명 더 생겼네 ㅇㅇ 이생각 함


사진 불펌금지


그리고 박물관에서 만나기로 한날 내가 아프게 된거임
그래서 내가 나 아파서 못만날거 같다 미안하다 했더니

몸이 얼마나 아픈데? 병원 갔어? 데려다줄까? 하길래
ㄴㄴ 약먹어서 ㄱㅊ 걍 피곤해서 몸살온거임 했더니

아 그렇구나 한국 곧 돌아간다더니 아쉽겠다 하길래

지금 안그래도 더 놀고싶은데 앓아누워서 시간 허비하는거 같아서 너무 짜증난다고 우울하다고 했더니 걔가 갑자기 전화해서

나 차 있는데 너 몸 많이 안좋다니까 그러면 드라이브 가는거 어때?
너는 내 옆자리에서 누워있고 내가 차로 바닷가 데려다줄게

너는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차에 누워있고 우린 그냥 밥 좀 먹고 시내 밖에 바닷가에서 드라이브 하자 어때?
넌 그냥 기차타고 ㅇㅇ 역까지만 오면 돼

이러는거임

그래서 아프긴 했지만 시간 날리는것도 싫었고 그렇게 미친듯이 몸살 날정도로 아프진 않았던터라 ㅇㅋㅇㅋ 하고 기차타고 시외 역까지 감

그리고 차를 타고 식당에서 밥 먹고 바닷가까지 드라이브를 갔는데 워낙 시외 바깥쪽이라 사람이 진짜 한명도 없도 집도 없고 상가도 없고 진짜 바다밖에 없는거임

그래서 차 세워두고 바다 좀 구경하다가 한 4시 쯤 됐길래 집에 가자고 했음

(그때 내가 7시에 보테가 가든에 영화를 예매해뒀음
내 버킷리스트가 야외 정원에서 영화보는건데 멜번에서는 보테가 가든에서 야외 시네마를 운영함
그래서 그걸 한국 가기전에 꼭 보고싶어서 7시에 예약함)

근데 걔가 조금만 더 잇다 가자고 조르는거임

그래서 내가 ㄴㄴ 나 영화 예약해뒀어 가야돼 이랬더니 걔가 갑자기




내가 안데려다주면 어차피 너 못감



이러는거임



여기서부터 갑자기 엄청 불안해짐

주변에 ㄹㅇ 사람도 아무도 없었고 그 흔한 상가나 집도 없었음

ㄹㅇ 멀고 먼 도로밖에 없음

택시를 불러도 안올것같이 멀었음

거기서부터 갑자기 덜컥 무서워지는거임
얘가 날 여기다 버려두고 가면 어떡하지 이러고





그러더니 걔가 갑자기 나한테 키스하는거임



그래서 내가 걔 밀고

너 지금 선넘는다. 여기서 그만 둬 나 만나는 사람 있어
이랬음

그랬더니 이 쓰레기쉑이 내가 그럼 여기까지 널 위해 데려다주고 밥사주고 어쩌구 저쩌구 했던건 뭐냐고 여기까지 왜 왔냐고 하는거임


그래서 나는 만나는 사람 있고 나는 이걸 데이트라고 생각도 안했고 나는 분명 우리 관계가 친구라고 명백히 표시 했다.

여러번 너한테 나 만나는 사람 있다고도 말 했고 곧 한국 돌아간다고도 말 했다. 여기서 선 넘지말고 그만 둬라

이러는데 계속 껴안고 머리만지고 허리만지려하고 얼굴에 키스하려고 하고 그러는거임

ㄹㅇ 허리 만지려 해서 손으로 찰싹 때렸음

솔직히 머리만지고 손만지고 볼에 뽀뽀하고 이러는건 무서워서 걍 냅둠
“엥? 그럼 너도 동의한거 아냐?”
나를 비난하지 마쇼 확 패줄테니까 댁들이 이상황에 닥쳐본거 아니면 그렇게 판단하지 마시길

상대방이 힘, 권위적으로 우월한 상황에서 강요할때 두려움에 떨어 동의하더라도 그건 동의가 아님

강간 성추행이지

아 갑자기 쉐도우복싱하고 급발진했네

암튼

나 영화보러 갈 시간 다됐는데 자꾸 나를 안보내주는거임

진짜 여기서 오만생각이 다들었음
얘가 여기서 날 강간하면 어떡하지 얘가 날 졸라 때리고 버려두고 가면 어떡하지


내가 그래서 거기서 강수를 뒀음

너 그럼 나 여기서 내려줘 나 혼자 집에 가게 너가 나한테 이렇게 구는거 성추행이고 나 진짜 기분 나빠

그랬더니 내가 성추행이라 하자마자 워워워 ㅇㅈㄹ하더니 자기는 착한사람이다 (참나 ㅁㅊ) 자긴 그런사람 아니다 어쩌구 저쩌구 자기가 집까지 데려다 주겠다

이래서 내가 그럼 여기서 제일 가까운 기차역에 데려다줘라

나 너랑 더이상 같이 있고싶지 않다

이렇게 얘기했더니 막 내 손을 붙잡으려 하고 더 있으면 안돼? ㅇㅈㄹ하는거임

그래서 손 팍 내팽개치면서 어 진짜 싫으니까 빨리 기차역에 데려다줘

했더니

알겠어 이러면서 기차역까지 운전하기 시작함

가는데 한 사십분정도 걸렸는데 내 인생에서 제일 긴 사십분 이었음

처음 한 이십분은 걔가 아무 말도 안했고 나중에는 너가 날 오해한것 같다 나 나쁜사람 아니다 블라블라블라 나는 젠틀맨이다 (미친놈아 ㅋㅋㅋ) 이러는거임

그래서 진짜 모든 말 다 씹고 멜번남한테 문자하면서 위치 전송하고 나 지금 여기있는데 내가 나중에 연락 없으면 살해 당한거라고 생각해줘 이러고 보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걔가 그거 읽자마자 전화했는데 옆에 아직 그 미친놈이 있어서 전화 받으면 또 갑자기 삔또 확 틀어서 나한테 해를 끼칠까봐 ㅠㅠ 전화 끊고 문자로 나 지금 전화 못받아 했더니

“ 지금 이거 농담이야? 전화 할수 있을때 바로 전화줘”

이러고 문자옴

암튼 걔가 내가 기차역 내릴때도 진짜 하.. 개빡 주차할 자리 널널한데 주차할데 찾는다고 계속 빙빙 도는거임 나 안내려주고

그래서 내가 빨리 안내려주면 경찰에 신고할거니까 알아서 해 이랬더니 그제서야 차를 멈추고 나한테 구구절절 갑자기 다시 스윗한척 하는거임

너가 내 마음을 오해하는것 같다 나는 젠틀맨이다 어쩌구 저쩌구 나는 좋은사람이고~ 어쩌구 저쩌구
너가 이렇게 가게되는게 마음이 너무 안좋다 적어도 저녁도 사고 너를 집까지 내가 데려다 주겠다
외국인인 네가 여기서 집에 잘 갈수 있을지 너무 걱정된다 집에 같이 데려다 주겠다

이러는거임


장난하나 ㅋ

진짜 너무 빡쳐서 걔한테 다다다 쏟아내면서 말함

너 내가 아까 거기있었을때 무슨 생각 한지 아냐고
나는 거기서 너가 나 강간하고 구타하고 어디 버리고 올까봐 두려움에 떨었다고 너 이러는거 성추행이고 너랑 다시는 연락할일 없었음 좋겠다
내가 경찰에 연락 안하는걸 감사하게 여겨라
지금 트라우마 되서 너랑 일분 일초도 더 있기 싫고 지금 나랑 만나는 사람이 역까지 데리러 올거니까(뻥) 따라올 생각도 하지 말아라 이러고 내려서 차문 쾅 닫고 쿵쾅쿵쾅 걸으면서 역까지 감 ㅠㅠ

그때도 당당하게 걸었지만 사실 속으론 얘가 따라올까봐 덜덜덜 떨어서 기차 안에서도 몇번이고 자리를 바꿔 앉았음

그나마 거긴 사람이 복작복작해서 안심이 됐고 한 중간쯤 왔을때 멜번남한테 전화해서 있었던일 다다다 말했음

걔한테 처음 말할땐 걔도 심각성을 모르고 걍 어떤 남자애가 나한테 들이댄 얘기 하는줄 알고 막 웃다가 뒤로 갈수록 점점 심각해지더니 그쉑 미친쉑 아니냐고 어디냐고 만나러 갈까? 이랬음

근데 그때 시간도 너무 늦고 진짜 감정적+ 신체적으로 너무 피곤하고 죽을것같아서 됐다고 내일 너네집으로 내가 갈게 이랬음


그리고 너무너무 빡친게 결국 그쉑때문에 영화도 놓침




아무튼 이 이야기의 결론은?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 차에 타지 말자


와 진짜 어디가서 살인 당하는줄 알고 식은땀 흘렸음

지금이야 웃으면서 이얘길 하지만 그날 나는 너무 빡쳐서 집에 덜덜 떨면서 엉엉 울면서 갔음

휴 여러분 조심히 삽시다
왜 우리가 조심해야하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세상을 아직 바꿀순 없으니 ༼;´༎ຶ ۝ ༎ຶ༽



사진출처 - 킹오브더힐 심슨 라디오스타 구글 그리고 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