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우울증있었던 딸을 둔 부모님의 심정이란

내 블로그를 오래 봐온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나는 중증 우울증과 불안장애를 겪은 사람이다.

우울증은 조금 평생 안고가는것 같고
불안증도 가끔씩 터지기도하고
폭식증과 먹토도 종종 있지만

상담과 약물치료를 통해 많이 나아진 상태.


이전 회사를 다녔을때 이 블랙기업 회사가 주는 압박감에 불안장애가 와 너무 힘들어서 그만뒀고,
그만두고 나서는 백수생활을 하며 중증 우울증을 겪었다.

당시 맨날 생각하던건
내일 아침이 오지 않았음 좋겠다는것과
미래가 없는것 같다는거
그리고 그냥 지금당장 눈을 감고 아무것도 안하고 하루종일 누워있고싶다
사라지고싶다
이대로 죽었음 좋겠다

이런생각을 자주 했었고
이런말을 반복적으로 해서 부모님 마음에 대못을 여러번 박은거같다.


뭐 지금도 약한 우울증과 폭식증, 먹토기질이 남아있긴 한데

이전보단 많이 행복하고 긍정적이게 되었다.
일단 환경이 바뀐게 가장 큰 장점이랄까.

아무튼 이런 내 과거때문인지
우리 부모님은 이제 내가 뭘하든지
행복하고 먹고살만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하시는거같다.


요즘엔 약간 내가 무슨 걱정만 하면 엄마는 말버릇처럼

“ㅇㅇ아 그런거 걱정하지마 행복하면 돼”
“ㅇㅇ아 그런거 걱정하지마 그거 하는게 널 즐겁게 해줘? 그럼 해”
“ㅇㅇ아 아무 생각하지말고 너 행복한거만 해”

이렇게 자주 말씀하신다

우울증으로 정신과선생님과 상담을 할때 상담 선생님께서 나는 굉장히 운이 좋은케이스라고 하셨었다.


나는 경제적으로 어느정도 백수생활을 버틸수 있었고
나의 우울증이 있다는걸 그대로 받아들여주고 지지해주는 가족이 있었다.
그리고 매일같이 죽고싶다는 생각이 들때조차
이상황에서 나아지고 싶다는 욕구가 있었다.


(혹시 이글을 읽는 사람들중, 내 우울증을 지지해주는 가족이 없더라도 괜찮다. 선생님의 말에 의하면 그런 사람들이 더 많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운이 좋은 케이스라 하셨다. 많은 사람들이 가족이더리도 우울증을 가진 나 자신을 비난하고 욕을하고 정신과를 다니는걸 욕하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괜찮다. 당신은 이상한 사람이 아니다. 그냥 이런 일과 감정을 겪는 무수한 사람중 하나인 그런 사람일 뿐이다.)


물론 나도 우울증으로 부모님과 싸우고 부모님께 막말을 하고 자살시도를 하려했고 친언니에게 화풀이를 했으며 아무것도 안하고 씻지도 않은채 침대에서 일주일씩 누워있던 시기도 있었다.



그래도 괜찮다.
나는 이시기가 백신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힘든 시기도 지냈으니까.
앞으로 더 힘든 시기도 감수하고 보낼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내가 우울증을 이겨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힘든 시기를 여러 도움과 내 의지로 지나갔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앞으로도 또 올수 있다고 생각한다.
봄여름가을겨울이 오듯이

내인생에는 봄도 오고 겨울도 오는거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제목의 내용을 말하자면
하도 내가 죽고싶고 힘들어 했던 시기를 보신 부모님은
이제 내가 어떤 인생을 살고 어떤 결정을 하던간에

내가 살아가는것에만 감사하시는거 같아서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고 하다.

내가 좋아하는 중국 드라마중에 삼생삼세 십리도화라고 있는데 신선들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이야기이다.

이 드라마는 소설이 원작인데
아무래도 배경이 신선들의 세계다 보니
고대 중국 사상등을 많이 따와서 드라마에 적용했다.

드라마에서 신선이 되기 위해서는 모든 기억을 잃고 인간의 인생을 한번 경험해야하고,
각 신선의 품계에 오르기 위해서는 “겁” 이라 하는 고난을 겪어야 한다.

여기서 나타내는 중국 고대 사상중 하나는
모든 인간은 고통을 겪는다는 것이다.

죽음으로 인한 상대방과의 이별,늙고 아파서 오는 신체적 고통,사랑으로 인해 생기는 고통,억울함과 수치로 인한 고통,나의 잘못으로 인한 고통 등

그리고 인간이 죽지 않는다면 이 고통이 지나가도 또다른 고난이 온다.


하지만 이 중국 사상의 핵심은 인간은 다양한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것이다.
내가 겪는 고난은 '어차피 모든 인간이라면 겪는것이고, 내가 인생을 살아가는한 앞으로 겪을 것이었고, 아픔은 흘러간다' 라는 것이다.

8가지의 고통이 인생에 나타나게 되는데
이는 모든 인간이라면 인생에 한번씩 겪는 고통이라는것이다.

때문에 드라마에서는 신선이 되기 위해서는 이 고통을 모두 겪어봐야 신이 될수 있는것이다.


나는 여기서 큰 위로를 받았다.

어차피 이 고통은 인생을 살면서 한번쯤 겪어야 했을 일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고통으로 나는 성장한다.



계절과 같은것이다.


지금 마음이 힘든분이 계신다면 이 또한 지나간다는것을 알려주고싶다.